봉춘이의 초대 메일
안녕하세요. 저는 신기엔터테인먼트의 메니저인 완봉춘이라고 합니다.
사실 지난해까지 저의 별명은 임완준이었는데 새해부턴 저의 본래 이름인 완봉춘을 쓰기로 했지요.
서두가 길었네요. 제가 이렇게 갑자기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매달 셋째주 토요일에 문을 여는 ‘후끈 달아오르는 밤’에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서입니다.
후끈밤은요 = 정겨운 사람들+주옥같은 글+글과 얼굴을 밝혀주는 촛불+따스한 구들방
+두근거리는 마음+경청을 통한 공감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사실 후끈밤을 이러한 글이나 어떠한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참 어렵고 꺼려지는 과정이군요.
한번이라도 참여해서 후끈 달아오르는 뜨거운 가슴을 움켜쥐어본 사람이라면 저의 이러한 마음을 잘 아실테죠.
요즈음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피며 학교내외의 물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곤 하는데요,
몸도 마음도 추위에 손을 들어버리고 싶어할 때가 있는 듯합니다. 혹시나 여러분도 그러시진 않는지요.
이번 주 토요일 후끈밤에 오셔서 몸도 마음도 뜨겁게 하시고 다양하고 즐거운 여러 사람들의 세차고 좋은 기운을 받아 가시고 또 나눠주세요!!
이제 막 기지개를 편 2009년에 이만한 선물이 있을까요? 꼭 함께하고 싶네요.
아참! 그리고 불가피하게 함께하시지 못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힘찬 새해 일궈나가리라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상 신기학교에서 완봉춘이었습니다.^^
-때: 11월15일 토요일 8시까지
-곳: 충북 괴산군 괴산읍 신기리 469번지 신기학교
-준비물: 직접 쓴 글, 따뜻한 옷, 나누고 싶은 음식이나 그 밖에 무엇이든
-찾아오시는 방법: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
-문의전화 : 043-832-7984
나희덕 시인이 이런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죽는 거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썩는 거랑 마르는 거. 죽을 때까지 물기 안 버릴려고 바둥대면 드럽게 썩는 거고, 잠깐 지나갈 꽃 같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다면 대신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는 시인이라서 갑각류같은 관념을 자유롭게 벗고 훨훨 날고 싶다고, 스쳐지나가는 것은 아름다움의 범주에 넣고 싶지 않다는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근데 그 시인이 어느날 자기 책상에 말려 둔 석류가 이쁘게 말랐는 줄 알았는데, 벌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며 푹 꺼져버리더라나? 그 때 시인이 느낀 것은 어떤 삶도 진공포장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 나의 이십대는 내 몸의 벌레를 인정하고 키우기 위한 적응이었다.
고등학교 때 순수하고 홀리하고 매우 너그러운 성자의 눈을 하고서 이천원짜리 성경공부교재를 든 채 1년 후배들에게 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던 껍질에 삶이 허락하고 때로는 강제하는 벌레를 많이많이 사육하고 싶었다. 살아 있다면 벌레도 나오고, 누구나 죽을 때까지 진물 나오고 물기 촉촉하게 한껏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거라고 주장하고 싶었다. 나는 관념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연장하고 싶었다. 건조하고 오래가는 부처의 뱃가죽이 아니라 잠깐이라도 좋으니 매일매일 썩어 문드러지도록 더 가식없이, 진심어리게, 벌레 때문에 가려우면 벅벅 긁으면서 나는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