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전> 가져가는 것도 잊은 나는 애초에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어떻게 생겼는지, 말의 억양과 앉은 품세는 어떠한지, 유머 감각은 어느 정도인지, 성량과 성대가 내는 색깔은 어떤지 등등이 더욱 궁금했었다. 그런데 평소 다소 딱딱했다고 생각했던 김규항의 이미지와는 달리 가보니깐, 생각보다 더 딱딱하다 (웃음). 목소리를 맺는 억양도 날카롭게 떨어지지 않고, 유머감각도 .. 글쎄요.. , 얼굴도 지식인처럼 안 생기고, 자세도 삐딱하며, 호탕은 무슨! - 어눌하고 수줍어하는 보통 사람의 이미지이다. (사실 뻘쭘해하실까봐 안 했는데, 손 들고 카페가 떠나가게 한 번 웃어보시라고 부탁하려고 했었다 ㅋ ).
그러나 이 모든 반전(?)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편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그가 여전히 가난하다는 사실이었다. <예수전> 따위를 쓴 작가가 안위한 삶의 소파에 앉아있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불편한 사실이고, 나는 비겁하게도 그가 자기가 자기 책의 지론대로 불편한 가난과 불행한 삶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데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실제로 가난하지만, 언제나 자기나름대로 재밌고 바쁜 김규항. 우리는 확실히 그에 비하면 굉장한 다수의 상식을 늘 의식하면서 교양인의 삶을 추구하는 한편, 김규항만큼 바쁘지 않아도 월급 잘 나오고 개새끼 소리 한 번 안 듣고 촛불집회도 나가고 공연도 다니면서 잘 살고 있는 게 맞다. 이런 "안전함"이 논쟁 그 자체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지 말라. 재미 없으면 어때, 자기가 말한대로 살아보겠다고 오늘도 분주한 그의 태도 덕분에 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래는 당일 대화를 녹음한 것.
질문별 요약본은 알라딘문화초대석 또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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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009.05.23
김규항님 허락 없이 녹음 파일 올린 사실 때문에 gyuhang.net 에 건 제 트랙백이 경고 없이 삭제 되었어요.
제가 성급했던 것 같고, 사과를 전하고 싶습니다.
